휠체어 가지고 가는 여행기가 워낙 적어서
다녀온김에 다른 분들을 위해 남겨둡니다.
아버지께서 큰수술을 두 번 하고 체력문제로 집 근처에 산책만 간단히 나갈 정도의 체력인데
어머니께서 20미터 걸어도 피곤해서 쉬고 해야 하는 사람을 어딜 데려가냐 하셨지만
지금도 체력 떨어졌는데 앞으로 더 떨어지면 떨어졌지 나아질수는 없는 나이대 셔서
언제 올지 모르는 다음이 아니라 바로 여행을 가기로 했습니다.
점점 삶의 방식이 [할 수 있을 때 해라]가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매년 봄/가을 가는 부모님과 여행이고
휠체어 때문에 가급적이면 배리어프리, 하루 두세군데 일정입니다.
아버지 피부상태가 좀 그래서 온천료칸+주변관광을 목적으로 잡고 일정을 짜 봅니다.
0. 휠체어
여행을 매번 다니는게 아니라서 기내용 휠체어를 빌릴까 생각했는데
기내용 휠체어들은 유모차처럼 바퀴가 작아서
정작 돌아다닐 때는 승차감도 별로고 불편할 것 같아서
내가 불편하더라도 풀사이즈 휠체어 갖고 가기로 합니다.
1. 렌트
이번 여행 역시 휠체어로 큐슈여행한글이 전혀 검색이 안돼서 맨땅에 헤딩했습니다.
렌터카에 휠체어가 들어갈지 안들어갈지 몰라서 걱정했었습니다.
일단 해치백을 빌리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해서 해치백으로 빌렸습니다.
미리 답을 말씀드리자면 미니밴 가장 작은클래스를 렌트하는게 편합니다.
2. 숙박
유명한 온천료칸들은 나무로 지어지고 해서 엘리베이터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벳부로 갈까 하다가 유후인쪽 온천호텔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나와서 예약하게 되었습니다.
벚꽃을 보러 가는 여행인데 벚꽃길 바로 근처에 있어서 좋았습니다.
숙소에서 저녁은 안나오지만 맥스밸류 마트가 500미터밖에 안되고
주차장에 주차해놓고 벚꽃산책길을 갈 수 있습니다.
https://goo.gl/maps/QALigtZWFT7GU3QY7
유후인 상점가 같은 곳은 처음부터 뺐습니다.
체력관계상 벚꽃길만 걷고 와도 피곤하실 듯해서요.
2. 1일차 - 아소화산관람
숙소를 잡고 나서 혹시 아소화산 화구를 볼 수 있을까 검색해 봤는데
그동안은 화산활동이 활발해져서 금지상태였는데
23년 3월 23일부터 관람이 허용으로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아소화구 보러 8번 갔다가 딱 한번 들어가 봤기 때문에
(가스 때문에 차단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여행날 화산활동 때문에 진입금지되면 다른 곳 갈 계획을 짜놔야 합니다.
플랜B : 난조인 와불과 가장 가까운 무료주차장에서 와불만 보고 유후인으로 이동
(휠체어 타고 이동가능할듯한 루트)
https://goo.gl/maps/ZnFVgGQm2hVP1SsW8
내비목적지는 제2무료주차장입니다.
https://goo.gl/maps/6Sy9xLJyUn25K4Z56
3. 2일차 - 후쿠오카성 벚꽃축제
첫날은 아소화구보고 유후인 온천 와서 쉬고
이튿날 후쿠오카성 벚꽃축제를 보러 갈까 했습니다.
http://saku-hana.jp/
4. 이후엔 텐진에서 휴식과 드럭스토어 쇼핑
아소에서 텐진 와서 벚꽃축제까지 보면 아버지 체력이 방전될테니
호텔에서 쉬시라고 하고 어머니와 드럭스토어 쇼핑 다녀오면
대략 2일째 일정도 끝날듯 합니다.
5. 3일차-귀국
호텔에서 아침식사 하고 짐 싸서 항구가서 귀국하면 딱 시간이 맞을듯 합니다.
이렇게 일정을 짜고 진행했습니다.
3월 31일 출국
부산항터미널에 오후에 가서 수속신청하고 1등실(화실)을 이용해서 출국합니다.
1등실에 냉방(환기)는 되지만 난방이 안되는 느낌이라서
체력 때문에 추위 많이 타시는 아버지는 고생 좀 하셨습니다.
4월 1일 1일차
하선 전에 조사를 해보니 다행히 아소화구관람이 가능이라고 합니다.
아버지 앞으로 몇번을 더 오실지 모르겠지만 한번쯤 보면 좋아하실 것 같아서
원래 목표대로 아소화구를 보러 가기로 합니다.
어머니께서 캐리어를 끌고 제가 휠체어 끌고 버스타서 텐진으로 이동, 렌터카를 빌립니다.
기내용 접이식 휠체어 빌리려다가 바퀴가 작으면 승차감도 별로고 그래서 패스했습니다.
렌트차량은 닛산 노트(구형)입니다.
휠체어+20인치 캐리어 하나면 트렁크 가득 찹니다.
부모님 처음 모시고 갈 때는 무슨 이민 가듯이 캐리어 두개 가지고 가고 그랬는데
이제 자유여행 익숙해지셔서 20인치+결합백으로 충분했습니다.
1-1 히로카와 SA
히로카와SA https://goo.gl/maps/HVj5YRU1SDg4EhmJ7
아소 가는 길에 아침식사 하러 갔습니다.
원래 후쿠오카에서 차 빌리고 근처 주차장 있는 식당에서 밥먹으려고 했는데
내비로 아소 찍으니까 도시고속도로를 타게 해버려서
(도시고속도로는 고가도로라서 근처 식당을 이용 못합니다)
후쿠오카 벗어나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아침식사를 하기로 합니다.
차량도 많이 주차되어있고 사람들도 엄청 많았습니다.
독런같은 시설도 되어있어서 강아지 데리고 내리는분도 많았구요.(사진우측 표지판)
화장실부터 후딱 다녀온 다음, 아침밥을 얼른 먹으러 가봅니다.
아버지께서 식도수술로 식사량이 매우 적으셔서
푸드코트에서 나가사키짬뽕+볶음밥 세트를 주문해서 나눠먹기로 했습니다.
유부초밥을 사진처럼 포장해서 매대옆에 쌓아놔서
어머니께서 궁금해하셔서 하나 사봤습니다.
(3개니까 맛보기로 하나씩 먹으면 딱이네요)
국물도 부드럽고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1-2 아소 나가타케 화구
국물은 없어졌지만 커다란 화구에서 증기가 콰콰콰 올라오는 모습은 장관이었습니다.
1-3 시로야마 전망대
https://goo.gl/maps/3W5SsaMxwAVhQnRHA
유후인으로 이동하는 길에 전망대가 보여서 잠시 쉬고 가기로 합니다.
다이칸보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아소를 즐길 수 있는 곳이 아닐까 합니다.
물론 다이칸보가 확 트인 풍경이라 더 멋지긴 합니다.
그런데 주차장에서 전망대까지 안걸어도 되고 바람도 덜 불어서 좋았습니다.
1-4 타데와라 습지
다이칸보 갈까 했다가 시로야마전망대에서 충분히 즐겼으니까
유후인 숙소 가서 온천이나 즐기기로 합니다.
유후인으로 이동하던 중에 주차장이 커다랗게 되어있길래
뭐하는곳이지? 잠시 쉬다 갈까? 해서 들러보기로 합니다.
(이게 자유여행의 묘미죠)
주차장도 커다랗게 되어있고
뒤에 산자락도 뭔가 멋지구리 해서
쉬면서 구경이나 할까 해서 들리게 됩니다.
데크가 짜여있는데 주변 풀밭이 다 불에 타있는데
(봄에 태워서 싹 정리를 하는 듯합니다.)
구글맵을 보니 습지구역이라고 합니다.
타데와라 습지 https://goo.gl/maps/pxCjCBwDBVy9mCmD8
봄에 갈대숲을 태워서 정리를 하는데(사진 안내판 우상단)
태우기 전 겨울이라든지, 습지가 푸를 때(5월 이후) 오면 매우 멋질 것 같습니다.
풀밭을 태워서 정리를 하긴 했지만 데크에서 산책하는 분들도 여럿 있었습니다.
저희도 느긋하게 산책을 했습니다.
1-5 맥스밸류 유후인점
https://goo.gl/maps/KxcPycfzWGzSZ7XNA
이번 숙박플랜은 호텔식사가 없기 때문에
저녁식사 도시락과 간식거리를 사기 위해 들립니다.
1-6 유후인 슈호칸
https://goo.gl/maps/vFa8vzGM2qtub5ji6
엘리베이터가 있으면서 + 온천탕이 있으면서 + 벚꽃길과 가까운 숙소라서 예약했습니다.
잠을 자는 다다미방과 소파가 있는 거실이 따로 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넓어서 좋았습니다.
이후 도시락으로 저녁식사를 하고 호텔온천탕으로 지지고 휴식합니다.
2-1 유후인 벚꽃길
유후인에 왔지만 아버지 체력관계상 최소한의 관광만 하는 코스이기 때문에
모처럼 봄에 왔으니 벚꽃을 보러 가기로 합니다.
체크아웃 후 주차장에 차를 대놓고 휠체어를 끌고 유후인 벚꽃길로 갑니다.
아소화구도 봤고, 온천도 했고, 벚꽃도 봤으니 이번 여행 목적 버켓리스트 전부 달성했습니다!
이제 나머지 여행은 보너스 스테이지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2-2 사기리다이 전망대
사기리다이 전망대
https://goo.gl/maps/xa6Qbw3erfhexi5M8
유후인에서 벳부 넘어가는 길에 있는 전망대입니다.
벳부 효탄온천에 갈까 했다가 아침에 호텔온천했는데 뭐하러 또가 싶어져서 안가기로 합니다.
전망대만 보고 후쿠오카로 돌아갑니다.
2-3 지온노타키(지은의 폭포)
패키지여행으로도 많이들 찾는 곳입니다. 휴게소에서 두유맛 아이스크림 맛있게 먹음
2-4 이치타로 초밥집
아는 분들은 다 아는 유명초밥집입니다.
https://youtu.be/OHTzuO_9nHc?t=362
급하신분은 6분15초부터 보세요. 시작시간 설정했는데 블로그에서 적용이 안되네요.
도착 30분 전 3시에 예약하고 갔는데, 도착 후 한시간 반 대기함...
일요일에는 두시간 전 예약 필수입니다. ㅇ<-<
예약시간이 되어도 30분간 유효하기 때문에 미리 예약해두는것이 좋을듯 합니다.
맛있었습니다. 한시간 기다린다고 하면 기다렸다가 먹을 맛.
근데 두시간 기다릴 정도는 아닌듯.
미리 예약을 합시다[...]
2-5 호텔에서 휴식
원래는 후쿠오카에 일찍 와서 후쿠오카성 벚꽃축제 가려고 했지만
아침에 유후인에서 벚꽃 많이 봤고
이치타로에서 시간 너무 낭비했기 때문에
숙소에 들어가서 아버지 쉬시라고 하고
어머니와 드럭스토어 가서 선물같은거 사고
저는 따로 나와서 이온쇼퍼즈 가서 먹을거 사고
귀국할 준비를 했습니다.
3-1 호텔조식
마지막날에 피곤한데 괜히 아침식사한다고 밖에 돌아다니는 것보다
호텔조식이 편할 것 같아서 조식포함 숙박플랜으로 예약했습니다.
식사 후 잠깐 쉬다가 체크아웃을 하고 바로 하카타항으로 갑니다.
요즘 카ㅋ오택시가 후쿠오카에서도 된다고 해서 써볼까 했는데
수수료가 들어가서 그런지 생각했던 것보다 금액이 세네요[...]
그냥 손 들어서 택시 세워서 탔더니 몇천원 더 저렴했습니다.
마침 트렁크가 넓은 프리우스알파 택시여서 휠체어 실어도 공간이 많이 남았습니다.
후쿠오카에서 택시 타고 후쿠오카항 갈 때는
그냥 하카타항 이야기하면 공항(쿠-코-)을 잘못 말했나 싶어서 다시 물어봅니다.
배 타는 분들은 보통 단체여행객이거나 버스를 타기 때문에
하카타항에 배 타려고 택시 타는 사람은 별로 없거든요.
하카타코-, 크루즈 노리바 라고 이야기하면 됩니다.
3-2 하카타항, 귀국
저녁 6시쯤 부산에 도착하는걸로 여행이 끝났습니다.
다음 여행은 어떻게 될런지 모르겠지만
큰수술을 두번이나 겪으면서 이번이 마지막이구나 했던적이 있는데
두번이나 기회를 받았으니
갈 수 있을 때 한번이라도 더 갈듯 합니다.
여름엔 더워서 무리라서 아마도 가을쯤이 될 듯 합니다.